인간에게 최선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대철학자만큼 치열하게 탐구한 철학자는 없었다. 탁월함은 최선의 삶을 묻게 될 때,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철학의 길을 연 소크라테스는 메논과 탁월함에 관한 대화를 했다. (플라톤, 국가 편- 메논 중에서)
소크라테스와 메논의 이 대화는 메논이 소크라테스에게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물어보면서 시작되는데, 탁월함에 대해 쉽게 결론 내리지 말고, 깊이 있는 탐구를 해야 하는 것으로 끝난다.
"제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소크라테스?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가르쳐질 수는 없고 수련될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수련에 의해서나 배움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사람들에게 생기거나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생기는 것입니까?"
소크라테스는 탁월함이 가르쳐질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탁월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자신은 탁월함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고 고백한다.
메논은 탁월함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예를 들어 남자의 탁월함, 여자의 탁월함, 아이의 탁월함 등을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예들이 탁월함의 본질을 밝히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모든 종류의 탁월함에 공통적으로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메논은 탁월함은 좋은 것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좋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메논은 금과 은, 명예와 관직 등을 좋은 것으로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것들이 정의롭게 획득되면 좋은 것이지만, 정의롭지 않게 획득되면 나쁜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메논의 논리는 뒤집어진다)
"(금과 은뿐만 아니라 나라에서 수여하는 명예들과 관직들) 그와 같은 것 전부를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메논의 주장을 정리하고, 탁월함은 좋은 것을 획득하는 것이며, 좋은 것을 획득하는 것은 욕망하는 것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어서 이런 주장에 담긴 모순점을 찾아내고, 욕망하는 것을 획득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인지 의심한다.
"그런데 금과 은을 획득하는 것이 정의롭지 않을 때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획득하지 않는 것, 바로 이러한 비 획득 또한 탁월함이 아닌가?"
메논은 자신의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 시인들의 시구를 인용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시인들의 시구가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시인들보다 정치가들에게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한다.
메논과 소크라테스는 정치가들 중에서도 탁월한 사람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러나 그들도 자신들의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메논은 탁월함은 본성이나 신의 섭리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메논의 주장은 다시 반박당한다_
소크라테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탁월함은 지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식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메논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하고, 소크라테스에게 그의 주장을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소크라테스는 메논의 역설이라는 논리적 난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기설이라는 이론을 도입한다.
상기설은 영혼이 불멸하다는 가정 하에, 영혼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나 잊어버렸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지식을 얻는 것은 새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메논의 노예와 기하학적 문제를 풀게 하면서, 노예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메논은 상기설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탁월함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탁월함도 지식 중 하나이므로 상기설에 따르면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탁월함이 어떤 종류의 지식인지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메논과 소크라테스는 탁월함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탁월함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정리한다. 대화의 마지막에 소크라테스는 메논에게 탁월함을 탐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한다.
"탁월함은 어떤 방식으로 생기는 가에 앞서 먼저 탁월함 그 자체가 그 자체에 있어서 도대체 무엇인가를 탐구하도록 노력할 때 비로소 그것에 관해 확실한 것을 알게 될 걸세"
요약하면, 소크라테스와 메논의 대화는 탁월함에 대한 정의와 교육 가능성을 탐구하는 대화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고백하면서, 메논의 주장을 논박하고, 상기설을 도입하여 지식과 탁월함의 관계를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하고, 탁월함에 대한 탐구의 필요성과 의미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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