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경영이라는 말은 상투어처럼 널리 퍼진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갖는 본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소수인 듯하다. 성공이 필수 덕목처럼 된 사회에서 자기경영은 성공을 위한 자기수련, 자기억제, 자기규율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생각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수천 년 전 현인들이 지도자의 덕목으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말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큰 일을 하는 사람, 예를 들어 지역, 사회, 국가를 위해 일할 사람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익을 정직하게 추구해야 한다. 그러니 자신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이런 의미 부여가 전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이 생각은 다소 부족한 생각이다. 우리는 모두가 지도자가 아니며 지도자가 될 필요도 없다. 과거 사회는 권력이 정해져 있었으며 소수 집단끼리 권력 소유를 위해 싸우고 갈등했다. 현대 사회는 다원화된 조직사회다. 권력은 분산되었으며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일은 불가능한 사회다. 현대 사회는 공직자가 수신제가에 성공하고 공직을 맡아 잘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는 사회가 아니다.
또한 우리는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익을 희생하는 공직자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 말은 자기규율이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공직자의 행위를 통제하는 원칙으로서 그가 수신제가를 거친 훌륭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기대는 순진하다는 말이다. 공직자에게 자기규율을 기대하지 말라. 그것은 기대가 아니라 요구사항이다. 이 요구는 개인에 대한 도덕적 평가가 아니라 법과 제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기경영은 자신의 가치대로 가능한 한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다. 충만한 삶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헌을 하는 삶이다. 공헌은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유익한 무엇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가치는 우리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어떤 것이다. 삶의 의미는 살아가는 이유이면서 삶에서 기쁜 충만감을 주는 것이다. 의미가 없다면 삶의 가치는 없을 것이다.
공헌은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조건을 따르는 것이다. 단어로는 봉사나 헌신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하다.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삶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홀로 살아가지 않으며 여러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가고, 일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통해서 유익한 어떤 것을 주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 당신의 삶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이런 생각을 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온전하게 이런 믿음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혼자 살아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그 삶은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어 주고, 그로부터 받는 삶이다. 공헌은 내가 사람들과 세상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탁월한 사람들은 지식과 재능의 뛰어남이 아니라 공헌의 크기가 탁월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지금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즐기며,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으며, 아인슈타인이 한 단계 발전시킨 물리학의 발전이 이끈 기술문명을 향유하며 살아간다. 아이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나는 생활의 필수 도구를 만든 잡스에게 감사한다.
이런 탁월한 인물들은 어떻게 탁월하게 되었을까? 단지 성공을 위해 온 마음과 몸을 바쳤을까? 개인마다 야망과 목적은 다르다. 대의보다는 이기적인 욕망이 성취를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은 이들은 자신의 가치대로 시간을 사용하고, 현실에서 행동하고, 가치를 실현하는 삶의 경로를 선택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곧 자기경영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내가 존경하는 피터 드러커는 삶에서 완벽함을 추구한 사람이다. 39권의 책을 저술하면서도 항상 다음 책이 자신에게는 더 좋은 책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드러커는 완벽한 성공이나 경쟁자보다 항상 앞서 나가야겠다는 조바심에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서 가능한 충만함을 추구했다. 나는 이제야 드러커가 자기경영을 조언한 이유를 이해한다. 삶은 경쟁이 아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세상에 공헌하는 폭과 깊이를 넓히는 것이다.
<자기경영에 대한 드러커의 조언>
자기경영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의 주도로 충만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충만한 인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헌을 다하는 것이다.
최고의 공헌은 자신의 희망이 아니라 삶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한 응답이다.
자기경영은 자신을 갱신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다.
자기갱신은 올바른 원리를 행동으로 옮기는 성실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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