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리안 모임
2016년 10월 18일 07:00~09:00
서울 남산클럽
참석: 드러커리안 회원12명
주제: 피터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경제인의 종말 최종모임으로 갑작스럽게 발제를 맡았다. 원래 7장과 8장이었지만, <경제인의 종말>을 요약하는 방식으로 발제했다.
<경제인의 종말>은 드러커가 최초로 발간한 책으로 1939년 그가 30세 때 저술한 정치/사회분석서이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처칠 수상이 이 책을 읽고 극찬하기도 했지만, 전체주의의 기원과 실체에 대해 분석한 책으로는 드문 위치를 차지한다. 드러커도 언급했지만 한나 아렌트가 저술한 <전체주의의 기원>이 1951년에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전체주의가 발흥했던 시대와 가장 근접한 시기에 자신의 관찰과 경험을 토대로 하고 독자적 해석을 담은 대단한 저술이다.
소감)
전체주의는 왕정도 아니고 일반적인 독재 체제도 아닌 독특한 현상이다. 그러나 전체주의가 등장한 사회적 맥락은 엄연히 있었다. 이 맥락을 들여다 봐야 전체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 드러커는 절대적 이상사회에 대한 대중의 절망으로 원인을 설명한다. 이때 대중은 경제적 가치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경제인이라는 인간관을 철저하게 믿던 사람들이었다. 자유는 경제적 자유였고 평등은 경제적 평등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실패했다. 이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 대한 절망으로 이어졌고 대중은 거짓 구원에 대한 자포자기적 투신을 선택했다. 이러한 해석은 전체주의를 인류사에 유래가 없었던 한 인간(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등)의 광기로 설명하거나, 독일인의 독특한 민족성으로 설명하는 단편적인 견해가 오류라는 것을 주장한다. 수 십년을 이어 온 사회적 현상을 몇 가지 근거 혹은 정신사조(ism)로 설명하는 것은 결코 올바를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파악하고 만들어 진 흐름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 안에 숨겨진 갈등, 대립, 긴장을 이해해야 한다. 이 점에서 <경제인의 종말>은 전체주의에 대한 단편적 인식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왜 전체주의가 등장했는지, 전체주의는 이제 삭제된 문장처럼 다시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해결된 문제인가를 묻는다.
절대적 희망과 허무주의는 모두 위험하다. 이들은 모두 인간으로서 마땅한 가치를 전복시키고, 관계를 파괴하며,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 전체주의 시대에 독일 대중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진심으로 소망했다. 보다 좋은 삶, 보다 좋은 사회에 대한 신념을 버릴 수 없는 인간으로서 자신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인간을 억압하지 않으면서 보다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길은 무엇일까? 경제인의 종말은 이런 어려운 질문을 제기한다.
(발제 자료)
<경제인의 종말>에 담긴 핵심질문
1. 1930년대 전체주의가 등장한 본질적 이유는 무엇인가?
2. 전체주의는 어떠한 것인가?
3. 전체주의의 역사를 통해 배워야만 하는 교훈은 무엇인가?
1. 전체주의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견해) 나치즘은 독일적 현상, 죽어가는 자본주의의 최후의 발악 등
드러커) 유럽의 정치체제가 앓고 있는 만성적인 질병에 따른 결과다.
1) 자본주의가 약속한 자유와 평등의 실패:
2) 막시즘이 약속한 자유와 평등의 실패
3) 실패에 따른 대중의 절망에 따른 악마의 복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 경제인(Economic Man)이라는 인간관에 기초해서, 자유와 평등을 약속했다.
-유럽의 오랜 신조인 자유와 평등에 대한 절대적 약속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전쟁, 실업, 공황
-자본주의가 해결하지 못하는 불평등과 실업, 막시즘이 약속한 완벽하게 평등한 사회 건설의 실패(소련 공산혁명의 결과는 또 다른 계급의 지배)
-막시즘의 위협이나 약속이 아니라 실패가 전체주의를 등장시킨 중심요소다.
*이러한 실패는 대중의 절망을 야기했다.
-사회는 비합리적이고 위험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것.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방어할 수 없는 악의 세력에 의한 절망
-어떤 경제이론이나 정치이론도 실업과 전쟁을 설명할 수 없었다.
-이전처럼 종교적 믿음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기독교는 유럽 사회와 정치를 위한 토대를 제공할 수 없었다)
*1930년대 자유 사회 내부에 리더십의 부족이 전체주의의 등장을 촉진했다.
다만, 처칠(Winston Churchill) 의 등장은 전체주의와의 싸움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처칠이 제공한 것은 도덕적 권위, 가치에 대한 믿음, 이성적 행동의 타당성에 대한 신뢰였다.
2. 전체주의는 어떤 것인가?
전체주의는 근본적인 것들을 전복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진정 순수한 혁명이다: 가치, 신념, 기본적 도덕의 전복.
나치즘은 독일 역사, 독일 국민성 등 독일적 특수성으로 해석되는 독일적 현상이 아니다.
나치즘은 죽어가는 자본주의의 최후의 발악이라는 막시스트의 주장도 틀렸다.
전체주의는 유럽적 질병으로서 나치 독일은 그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모습이고, 스탈린주의는 별로 다르지도 않고 조금도 나을 것이 없는 것이다.
군비확장, 전체주의 사회조직, 자유와 해방의 억압, 유대인 박해, 종교와의 전쟁 등은 모두 전체주의의 약점을 보여 주는 신호이지 강점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모두 가장 어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389)
<전체주의의 본질과 중요한 측면>
*전체주의는 새로운 질서의 시작이 아니라 구질서의 총체적 붕괴의 결과이다.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인간관이 등장하자마자 사라지고 말 신기루이다.
*평등한 비경제인 사회의 건설이라는 이념 (군국주의에 기초한 비경제인 사회)
- 경제적 목적은 비경제적 목적에 종속된다.
- 자본가, 사업가, 전문직업인 등 자유로운 경제활동 통제/ 군국주의 경제
- 사회적 지위는 경제적 지위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
*경제인 대신에 영웅적 인간(HEROIC Man)을 인간의 본성으로 삼음.
-개인의 희생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인간(파시스트들은 희생의 자기정당화를 종교적 열정과 진정한 확신, 완전한 이타심을 갖고 믿었다)
*파시즘은 공산주의를 증오한다. (군국주의 경제체제를 위협하는 적)
*파시즘의 반유대주의는 민족특성이 아니라, 전체주의 혁명의 국내적 역학관계에 따른 것이다.
-유대인을 부르주아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세력의 대체물로 삼은 것. 인종차별적 유대주의는 수단일 뿐이고, 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주아 질서를 제거하려는 것.
*조직을 질서 자체로 만든다.
-파시즘 통치 조직을 그 자체로서 최종 목적으로 찬양한다
-파시즘은 새로운 질서를 제공할 수 없었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순수한 조직들(교회, 노동조합, 기업가 조직, 파시스트 이전의 군대, 왕정주의자 등)에 대항해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 경제, 정치 등 모든 것을 전체주의 이념에 복속시킨다.
*전쟁이라는 유일한 목적을 위해 사회체제를 통제한다.
-파시스트 국가만이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해서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군비 확장의 근거로서 외부의 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단 한 사람의 지도자에 대한 숭배를 통한 대중 결집(지도자 원칙)
-전체주의의 독재자는 어떤 재가도 받지 않는다(과거 독재자와 다른 점)
-신앙의 대상으로 독재자를 만들고, 파시즘 체제를 신앙 위에서 구축한다.
대중이 진정한 질서 대신에 조직을 대용품으로 사용하고, 숭배할 신이 없고 존경할 인간에 대한 개념도 없을 때에는 악마를 숭배한다는 것은 대중이 질서와 신조와 합리적인 인간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얼마나 강력하게 바라는가 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389)
3.전체주의의 역사를 통해 배워야만 하는 교훈은 무엇인가?
<경제인의 종말, 결론>
제3의 길: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자유평등 사회
*기존의 경제인 사회를 토대로 그리고 그것들을 전제로 새로운 자유롭고 평등한 비경제적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A new, free and equal noneconomic society on the foundation and from the premises of our existing economic society
*전체주의의 공격에 맞설 수 있는 진정 유일한 반격은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새로운 근본적인 힘을 발산하도록 하는 것.
새로운 질서가 사회 내부에 숨어 있는지, 그리고 그 힘이 전쟁이라는 시련을 통해 발산될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새로운 힘이 발산되는 것을 막지 않는 쪽으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개인의 자유에 어떤 의미를 다시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경제인사회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안정성을 강화해야만 한다.
영국 사례)
프랑스 혁명(1789~1799) 발발 직전 몇 년 동안에 완전히 붕괴할 것처럼 보임. 해외 식민지 상실. 부패(영국사회, 의회, 정부 등). 산업혁명에 대한 하층계급의 반발. 산업과 무역은 도산 직전. 영국에 혁명이 일어나리라는 대다수의 예상.
프러시아는 전쟁에 거듭 승리하고 프레데릭 대왕의 산업정책 성공으로 융성.
그러나 프랑스 혁명 후에 프러시아는 붕괴했고 영국은 19세기를 위한 사회 건설 성공. 이후 1백년 동안 세계강국으로 군림 – 부르주아 민주주의라는 힘
이런 시도 속에서 경제발전은 두 번째 자리로 밀쳐두어야만 한다는 것을, 경제발전은 완전고용과 같은 비경제적 목적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회정책들은 기껏해야 토대만 제공할 수 있다. 새로운 사회는 (전쟁 공황, 실업 등) 압력에 의해서만 공급될 수 있는 한층 더 근본적인 성격을 가진 힘에 의해서만 달성되어야만 한다.
전체주의는 인류의 미래와 무관한가?
-전체주의라는 특수한 질병은 치료를 마쳤고 더 이상 관계가 없다는 인식은 올바른가?
-전체주의가 다시 인류에게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징후는 정말로 없는가?
드러커의 문제의식) 대중의 절망을 반영하는 징후들 우려(1969년 서문)
인종차별주의자들, 행동주의 학생들(1960년대 좌파 학생운동을 말함)- 히틀러 돌격대와 닮았다. 마오쩌뚱 같은 증오의 예언자들과 이들의 행태
증오가 절망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세상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과대망상이 비정상적인 세상을 고치는 치료법은 아니다. 전체주의는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삶을 참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정신건강의 회복이다. (성숙함: 시민으로서 책임지는 행동을 하는 것)
-전체주의의 역동성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을 더 잘 이해하고, 어제의 것이 재발되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무엇보다도 바라는 것은 오늘의 젊은이들이 어제의 전체주의적 역동성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의 이상주의, 세상의 공포에 대한 순수한 고뇌, 좀 더 나은 멋진 내일에 대한 희구를 건설적인 행동으로 표출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464)
생각해 볼 점
1. 사회적 현상은 사회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드러커의 접근방법
-사회적 현상을 정치적 역사나 경제적 사건으로 파악하는 방법의 문제
예) 조선시대 혹은 일제 식민지 시대에 대한 인식
-주의(~ism)라는 관점,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철학적 관점으로 설명하는 문제
예)나치즘은 인종우월주의에 기초해서 폭력으로 세계를 정복하려는 광신도 집단
-사회적 현상은 사회적 분석, 즉 사회 내 긴장, 압력, 추세, 이동, 봉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사회학의 과제)
예) 슘페터: 이노베이터는 경제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다. 이노베이터는 사회적 현상이다.
사회는 인간의 환경이다. 역사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환경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주의’는 철학적 체계로서 공기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생태를 말하는) 생태(生態)이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470)
2. 오늘날 한국 사회로 보면 절망 또는 허무주의에 따른 위험은 없는가?
저성장, 양극화, 고령화, 저출산, 정치적 대립, 계층/계급갈등, 지역감정, 분단고착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세대간 인식의 차이
청년세대의 좌절 혹은 미래에 대한 희망
3. 경영자로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가는 정치, 사회에 대한 전망을 가져야 하는가? 가진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전망을 가질 수 있는가?
미래의 질서라는 관점에서 어떤 영역이 사회를 구성하는 결정적 분야가 될 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이미 타당성을 잃은 경제적 영역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질서가 경제적 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394)
.
획득할 수 없는 자유와 도달할 수 없는 평등을 추구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언제나 서양 역사의 원동력이었다. (중략). 유럽 사회의 기초로서 그것이 제공하는 원동력과 메시아적 성격은 다른 모든 문명들이 정체해 있을 동안 유럽 문명을 지속적으로 발전케 했다. 그것은 또한 유럽인들에게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내면의 이념적 힘을 제공했다. 오늘날 비록 그 지배 의식은 유럽 사회가 스스로 만들어 낸 여러 수단들에 의해 공격 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부로부터의 이런 공격은 유럽 사회가 새로운 타당한 질서를 찾을 수 있다면 즉각 사라지고 말 것이다. (드러커, 경제인의 종말, p. 395)
<20세기 초 주요 사건(1901~1948)>
한국 |
국제 |
전쟁 |
1905년 - 을사조약 체결. 1909년 - 청-일 간도협약.
일제 강점기(1910년~1945년)
1945년 - 대한민국 독립
1948년 - 한반도 남북분단. 대한민국 정부 수립(제1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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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 신해 혁명 1917년 - 소비에트 연방 성립. 1919년 - 베르사유 체제 출범. .
1920년 - 국제연맹 성립. 1922년 - 이탈리아 무솔리니 집권. 파시즘 체제 등장. 1928년 - 소련의 국민경제 5개년 계획. 1929년 - 대공황
1930년 - 런던 해군 군축 조약 1931년 - 만주 사변 발발. 1932년 - 만주국 건국. 1933년 - 독일 히틀러 집권. 일본, 국제연맹 탈퇴. 1939년- 독일-소련 조약 1939년- 독일, 폴란드 침공.
1940년 - 독일·이탈리아·일본, 삼국 동맹 조약 체결. 1941년 - 진주만 공격. 1945년 - 유엔 성립. 냉전(1945년~1989년) 1946년 - 국제연맹 해산. 1947년 - 인도,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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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 전쟁(1904년~1905년) 발칸 전쟁(1912년~1913년)
제1차 세계 대전(1914년~1918년)
스페인 내전(1936년~1939년) 중일 전쟁(1937년~1945년)
제2차 세계 대전(1939년~1945년)
태평양 전쟁(1941년~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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