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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드러커(Reading Drucker)

DRUCKER WEEKLY 005/ 2017 단절과 새로운 현실

by 문정엽/드러커연구가 2017.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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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CKER WEEKLY

피터 드러커로 경영과 세상 읽기

005/ 2017

 

 단절과 새로운 현실

 


 

DRUCKER WEEKLY 005_2017_단절과 새로운 현실.pdf


매 수백 년마다 극적인 전환이 일어난다. “단절(divide)”을 지나게 되는 것이다. 수십 년에 걸쳐서 사회는 자신을 다시 구축한다- 세계를 보는 관점, 사회의 기본 가치들, 사회적 정치적 구조, 예술과 문화, 주요 기관들. 50년 뒤에는 새로운 세계가 온다.

격변기를 지나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살아왔고 부모들이 태어났던 세계를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근본적인 변화, 30년 전에 볼 수 있었던 새로운 현실은 실제로는 단지 시작일 뿐이고 이제 완전한 영향력을 미치려는 입구에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 재구축, 크거나 작은 합병, 분화, 제휴의 바탕에 이 변화가 있다. 세계적 규모의 노동 재구축- 미국에서는 대체로 완료된 사실이지만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의 바탕에 이 변화가 있다. 그리고 교육, 특별히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에 대한 필요성의 바탕에 이 변화가 있다.

이 현실은 정치지도자들, 경제학자들, 대학교수들, 기업가들, 그리고 노조지도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책을 저술하고, 발언하는 각각 다른 이슈를 제기한다.      

 (피터 드러커, The New Realities, Post-Capitalist Society, The Age of Discontinuity)

 

 

변화는 불공평하다

 

경영을 하다 보면 성공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는데, 경영자들은 실패에 대해서는 종종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 때문에라고 외부요인을 변명거리로 말합니다. 저는 이 말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고객의 기대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나고, 경쟁기업이 예측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혹은 사업파트너가 말썽을 부리는 등 수 많은 변수가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망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외부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경영의 독립변수입니다.

만일 경영자의 능력을 타율로 계산한다면 어느 정도가 우수한 수준일까요? 프로야구에서 타자의 경우에는 3할타자를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프로축구에서 공격수는 2경기에 1골 정도면 탁월한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저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과업은 여러 가지 일로 이루어져 있고, 경영자의 성과는 프로스포츠와는 무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분명하고 경쟁자가 분명한 상황이 아니라 규칙도 바뀌고, 경쟁자도 바뀌고,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서 고객이 바뀌는 세계에서 결과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외부세계와 세계의 변화에 대해서 주목하고, 그 흐름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점은 변화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둘째치고, 변화자체가 불연속적이고 불규칙하다는 점입니다.. 18세기이후 산업혁명과 뒤이은 생산성혁명, 20세기의 경영혁명, 이제 도입기에 있는 4차산업혁명을 돌이켜 보게 되면, 이러한 변화가 순탄한 강물의 흐름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과 함께 급작스러운 파도가 이어지는 변화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드러커는 이러한 변화를 단절과 연속이라는 시각에서 파악합니다. 즉 변화는 불공평합니다. 오랜 안정기와 짧은 변화기, 혹은 오랜 변화기와 짧은 안정기 등 세계의 변화는 항상 다른 양상과 시간 격차, 급작스로운 전환으로 나타납니다.

 

파도를 타듯이 변화를 타기

 

드러커는 경영학자지만 그 누구보다 뛰어난 미래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드러커는 미래학자라는 표현을 싫어했지만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에 있어서 드러커를 능가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드러커는 주기적으로 경영을 논하다가 사회정치변화를 논했습니다. 그의 통찰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는 몇 가지 지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세계는 단절과 연속을 통해 변화를 겪습니다. 단절은 현재까지의 세계와는 전적으로 다른 가치와 양상이 있는 세계로 가는 마지막 이행 단계를 의미합니다. 이미 일어난 변화의 요인이 폭발하면서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동시에 새로운 세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단계입니다. 지식근로자의 등장과 확산은 이를 잘 설명해 줍니다. 서구사회의 경우 1920년대만 해도 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육체노동자, 공장노동자였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를 분기점으로 지식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게 됩니다. 공장이라는 새로운 조직체가 과감하게 문을 열었던 산업사회는 그다지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지식사회로 변한 것입니다. 드러커에 따르면 단절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오히려 단절이 당연한 것이고 안정적이고 순차적인 변화가 이상한 것입니다. 경영자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단절이 제기하는 기회와 위험을 새로운 가치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는 여성인력이 막 쏟아져 나오던 60년대에 시티은행은 여성대졸자를 중요한 인력으로 받아들이고 채용했습니다. 이들은 시티은행의 성장에 중요한 공헌을 했습니다.

 

둘째: 변화가 심할 수록, 더더욱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지켜야 하는 것은 조직의 정체성과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인식입니다. 드러커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의 하나인 짐 콜린스 (Jim Collins)교수는변화의 가장 큰 패러독스는 변화하는 세계에 가장 잘 적응하는 조직들이 무엇이 변화해선 안될지를 가장 먼저 알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하면서 이 점을 명료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또한 <Good to Great: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저서에서 위대한 조직은 변화시켜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고, 사명이나 가치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잘 알고 있는 조직은 더욱 더 성공적으로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의도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드러커는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스스로 혁신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런데 경영자들은 혁신의 달콤한 열매를 먼저 생각하지만 드러커는 혁신에 앞서는 폐기를 강조합니다.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혁신할 수 없다는 당연한 지적을 한 것입니다. 어제의 성공, 현재의 안정에 매몰되어 있다면 새로운 기회의 땅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고 혁신을 위한 자원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코닥이 디지털카메라를 놓치고,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쳐진 것은 이들이 이미 성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러커는 사업, 상품, 프로세스, 조직구조와 정책, 규정과 규칙 등 변화로 인해 그 가치가 감소되고 없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전에, 정해진 시점에 폐기하는 관행을 조언했습니다. ‘체계적 폐기라는 이 원칙은 목표에 의한 관리(MBO)’만큼이나 경영자가 보편적 경영원칙으로서 채택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서퍼를 보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항상 몸의 중심을 보드에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서퍼는 바람을 읽으면서 파도가 가는 방향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드러커의 조언은 변화라는 파도를 타라는 뜻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직의 사명과 가치라는 중심은 확고하게 세우고, 파도가 일으키는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죠. 마치 파도를 타는 것처럼 변화를 타는 것입니다.    

 

경영자는 두 종류의 시간에서 살아간다

 

경영자가 미래학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예상, 기대, 예측 등 그것이 무엇이든 경영자는 미래를 품고 살아가야 합니다. 현재의 사업, 현재의 조직, 현재의 고객 등 현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차피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러커는 경영자는 두 종류의 시간 축-현재와 미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업은 언제나 의도적인 변화-기업이 만드는 상품이 일으키는 변화-를 추구하는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경영자는 기업가로서 변화를 기대하고 변화를 이용하고 변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관점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경영자가 의도하는 성과는 경영자가 의도하지 않는 단절과 변화에 의해 굴곡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점이 경영의 불확실성이고 예측불가능성입니다. 이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려는 자세는 오만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 누구도 원하는 미래를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원리와 행동원칙은 있습니다. 변화를 야기하는 주요 변수에 주목하고, 이 변수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대응원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는 끊임없는 단절과 연속의 흐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 이미 일어난 미래에 주목하고 이 미래를 기회로 삼는 것, 체계적으로 낡아지고 있는 것을 폐기 하는 것, 연속과 변화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경영자에게 주어진 몇 가지 원리, 그러나 올바르고 실행 가능한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 축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이미 일어난 미래를 조심스럽게 파악하고, 기회를 실제로 만들어 가는 경영자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Action point  

이미 일어난 미래로서 지금 주목해야 하는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현재의 사업, 상품, 공정, 조직구조, 경영관행으로서 가까운 미래에 가치가 없어질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Keyword: 단절과 연속, 이미 일어난 미래, 체계적 폐기, 변하지 말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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