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경영자의 과업-3
동기부여와 의사소통
(5) 경영자의 과업-3
동기부여와 의사소통
이 칼럼은 피터 드러커의 경영 통찰력 중에서 HR 영역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를 정리한 것이다.
드러커는 연구 초기부터 경영을 사람의 관점에서 고찰했고, 경영 의사결정과 운영의 핵심 과제가 사람의 공헌을 향상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핵심 과제와 경영자의 책임을 분명하게 언급했다.
기술발전과 융합에 의한 불확실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 드러커의 통찰을 재해석하고, 경영 현장에서 차지하는 실천적인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드러커에게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조직의 현실을 통합한 올바른 관점과 문제를 인식하는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다.
HR은 하나의 기능이 아니다. HR은 경영의 핵심 영역이며 사람이 제대로 일하도록 돕는 것은 최우선의 전략이다.
당신의 눈을 과업에 두라. 과업만이 중요한 것이고, 당신은 하인이다.
(피터 드러커)
앞서 경영자의 역할로서 세 가지를 말했다. 경제적 성과의 달성, 경영자 관리, 근로자 관리와 작업관리.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5가지의 과업으로서 목표의 수립과 전달, 조직화, 동기부여와 커뮤니케이션, 성과 측정과 평가, 부하 육성을 설명했다. 이번 글은 세 번째 과업인 <동기부여와 의시소통>을 살펴 본다.
동기부여
"서점에는 항상 있는 책이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요리책이고 다른 하나는 동기부여에 관한 책이다."
이 말은 드러커가 동기부여에 대한 경영자의 지나친 몰입(?)에 대해 한 말이다.
경영자는 그가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목표달성을 위한 충분한 동기를 갖도록 돕고 이를 통해 기업에 공헌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경영자의 존재 의의는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공헌과 성장에 있다. 따라서 직원의 동기에 대해 경영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많은 경영자들이 동기부여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오해는 사람의 동기를 다른 사람이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드러커는 경영자가 직원의 감정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인정하지 않았고 심리적 조작과 같은 방법으로 사람을 대하려는 시도를 경멸했다. 드러커가 생각하는 동기부여는 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거나 혹은 직원의 심리를 잘 읽고 직원의 감정을 바꾸려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과도 무관하다.
동기부여는 책임과 공헌을 위한 것이다
경영자가 직원들이 동기를 갖도록 돕는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조직 목표에 공헌하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태도와 노력을 갖추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동기부여는 동기 자체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동기는 오직 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그 사람만이 책임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결코 관여할 수 없다. 경영자의 과업으로서 동기부여는 동기 자체가 아니라 올바른 동기, 즉 직원들이 책임을 갖는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태도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에 있다. 따라서 동기부여에 관한 경영자의 과업은 다른 무엇보다도 ‘경영자가 사람에 관한 인사결정을 올바르게 내리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인사결정은 인간의 동기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동기에 관한 경영자의 과업은 직원을 달래고 감싸고 몰아붙이는 행동이 아니다. 직원이 일과 책임, 공헌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갖도록 자신의 권한에 따른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인사결정은 경영자가 가진 힘이라기보다는 의무에 가깝다. 그 결정은 직접적으로 사람의 동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제대로 올바른 원칙을 토대로 해야 한다.
어떠한 원칙이 있는가? 드러커는 여러 가지 인사결정의 원칙 중에서도 강점에 기초한 적절한 직무부여, 결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 그리고 승진을 통한 성장 기회의 부여를 강조했다.
강점에 기초한 직무부여는 사람에게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이 원칙은 사람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요건이다. 잘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으로 보면 사람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할 때 높은 동기가 부여되는 존재다. 또한 강점을 바탕으로 할 때 개인적 성취와 조직이 기대하는 결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강점을 통한 성공은 사람에게 자부심을 준다. 강점우선의 원칙이야말로 개인과 조직의 목표달성과 성공을 만드는 필수요소다.
드러커는 미국의 위대한 장군으로 존경 받는 조지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1880~1959)의 일화를 통해 강점에 기초한 인사관리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했다.
위대한 장군의 스승
조지 마셜이 계급 정년 4개월을 남기고 겨우 승진을 했을 때는 현역 복무가 가능한 젊은 장군들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었다. 마셜은 자기와 비슷한 승진 가능성이 없는 초급 장교들을 모아 놓고 제2차 세계 대전 대비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그 당시 아이젠하워도 있었는데 그 역시 나이가 많았고 계급은 소령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도 마셜을 만나 위대한 장군이 되었다. 1942년까지 마셜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유능한 장군들을 가장 많이 양성했다. 그는 항상 “이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것을 따졌다. 그리고 만약 그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다면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문제 삼지 않았다. 예를 들어, 마셜은 야심만만하고 우쭐대기를 좋아하지만 전쟁에서만큼은 강력한 지휘관인 패튼장군을 지켜주었다. 마셜은 패튼이 평화로울 때 훌륭한 직업군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여러 차례 구해주고 배려해주었다. 그러나 마셜 자신은 패튼과 같이 돌격만 할 줄 아는 ‘멋쟁이 기마병’을 싫어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강점이 아니라 약점을 따진다. 예를 들어, “A 는 기획을 잘하지만 너무 나서는 스타일이라 이 자리에는 적합하지 않아.”, “B는 기획은 별로지만 여러 업무를 경험했고 평판도 나쁘지 않아, B가 A보다는 이 자리에 맞는 사람이야.”라는 식이다. 이 원칙에는 깊은 구멍이 있다. 모든 인간은 약점이 있고 강점이 크면 약점도 크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점만을 보게 되면 자연히 큰 약점 없이 타협 잘하고 원만한 사람을 선호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자리가 평범한 사람으로 채워지게 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인사결정은 결과에 대응하는 보상이다. 이것은 신뢰와 공정성이라는 매우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결정이다. 결과에 따라 평가받고 보상받는 것은 조직과 경영자에 대한 신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만일, 다른 기준–상사와의 관계, 근속년수, 성별 등–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직원들은 경영진의 결정에 대해 납득하지 않을 것이며 신뢰는 화산재처럼 부서진다. 조직 안에는 냉소와 무기력이 최선을 다하려는 동기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결과에 따른 보상은 일관성과 철저함이 생명이다. 그 누구도 예외를 두면 안 되고 결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기준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 경영자의 생각을 넣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오직 정해진 평가와 보상 기준을 근거로 제대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책임을 다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승진을 통한 성장 기회의 부여인데 이것은 다소 까다로운 문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승진에 대한 결정은 절대 쉽지도 즐겁지도 않다. 언제나 승진자보다는 탈락자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정을 위해 성과, 태도, 평판, 잠재력, 승진이력, 승진규모 등의 다양한 변수를 검토해야 하는 압박 때문이기도 하다. 드러커는 승진정책이 달성해야 하는 목적에 중점을 둔다. 그는 승진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사람의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향은 사람이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하는 동기를 갖도록 돕는 것이다. 한 차원 발전하려는 동기는 어떻게 생기는가? 인간은 단지 더 높은 자리로 간다고 해서 그에 맞춰 더 많은 동기를 갖는 존재는 아니다. 진정한 동기는 더 큰 책임을 질 수 있고 더 많은 성과를 달성 할 수 있다는 인정으로부터 생긴다. 승진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드러커는 보상에 대한 기대, 지위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기회의 부여에 초점을 맞추어 승진에 대한 결정을 하라고 조언한다. 경영자는 보다 큰 책임을 떠안을 자격이 있는 직원, 충분한 성과로 능력을 보여줄 직원, 새로운 위치에서 더 큰 공헌이 기대되는 직원을 승진시켜야 한다. 더불어 승진이란 그런 직원에게 기회를 주는 제도임을 모든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투명하게 승진 결정을 해야 한다. 만약에 승진에 관한 결정이 잘못 이루어지면 직원들은 상처 받고 상처는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이고 조직의 역량은 훼손된다. 많은 기업에서 매년 승진 시기마다 직원의 결근율이 높아지고, 업무 실수가 많아지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올바른 인사결정의 원칙
올바른 인사관리는 올바른 동기부여를 위한 핵심요소다. 잘못된 인사결정은 직원의 동기를 훼손시키고 조직 관리를 망친다.
잘못된 인사결정을 낳는 가장 큰 원인은 인사관리를 권한의 행사로 생각하는 관점과 절대적으로 올바른 인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잘못된 관점은 경영자가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잘못된 결정을 유도한다. 인사관리는 경영자의 권한을 행사하는 일이 아니라 경영자의 의무를 수행하는 일이다. 권한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자신이 내린 결정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의무로 받아들이는 경영자는 조직을 위해 자신이 내려야만 하는 올바른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경영자의 감정, 선호도, 우선순위가 아니라 조직의 필요성에, 경영자의 개성이 아니라 결정을 통한 결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한, 경영자는 모든 인사결정은 완벽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곧 인사에 관한 결정은 사람들을 다루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과학문제를 푸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경영자는 인사결정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판단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결정을 내리는 자신도 부족한 정보, 선입견 혹은 편견의 지배를 완벽하게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모든 인사결정은 이성과 감정의 혼합에 의해 내려지는 것이다.
또한, 인사결정의 과정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해도 직무와 사람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어제까지 일을 잘 했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잘못된 결정이라 여겨지면 겸손하게 인정하고 즉시 철회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겸손과 용기는 인사결정의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드러커는 인사결정을 절대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그는 인사결정이 사람의 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른 경영자의 과업도 그렇지만 특히 인사결정에 있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원리를 철저하게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첫 번째로 직무가 요구하는 것을 분석하고 그것을 사람의 강점과 조화시키는 것이다. 기업은 다양한 직무에 의해 활동하는 조직이며 각 직무별 특성과 요구 조건도 다르다. 예를 들어 영업직무는 관계가 중요하다. 만약 관계에 서툰 사람을 영업직에 앉히면 어떻게 될까? 제대로 된 영업 실적이 나올 리 없다. 경영자는 직무의 속성을 분석하고 성공 요건을 파악한 후 그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을 배치해야 한다.
두 번째로 기회가 있는 곳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다. 인재는 언제나 가장 귀한 자원이다. 어떤 일이든 인재는 필요하지만 현명한 경영자라면 전체를 보고 가장 큰 성과가 기대되거나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야 하는 자리에 인재를 배치할 것이다. 때때로 인재를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입하거나 여러 가지 일을 시키는데, 이런 관행은 희소한 자원 의 낭비이자 조직의 중요한 성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인재를 바쁘게 하지 말고 기회에 도전하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로 내 자식을 이 사람 밑에서 일하도록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독특한 질문은 드러커도 다른 경영자에게서 들었다고 하는데 그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로서 용인술에 능한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 드러커가 비결을 물었을 때 그는 이 질문을 활용해서 사람을 배치시킨다고 했다.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인사결정의 대상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전인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정직한 기대와 평가를 내려야만 한다.
네 번째로 함께 일하는 사람을 언제나 존중하는 것이다. 존중은 모든 사람(일부가 아니라 사람 모두)이 본능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내밀한 욕 구다. 노동의 현장에서 동료를 존중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동료에 대한 예의이자, 동료와 협력하는 것이 모든 직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존중이 이루어질 때 만족감과 헌신의 동기, 배려와 협력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동기부여는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아니다. 심리적 보살핌도 아니다. 경영자가 마땅히 내려야만 하는 사람에 관한 의사결정에 대한 진지하고 신중한 성찰과 결정이다.
의사소통
경영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상사, 동료, 부하사원–과의 의사소통은 경영자가 일하는 방식이자 존재방식이다. 소통의 내용은 주로 공동의 목표, 각자가 하는 역할과 일, 서로가 기대하는 성과와 결과가 주를 이룬다. 의사소통은 경영자가 리더십을 구현하는 방법이며 소통의 효과는 성과를 규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가 소통이라는 말에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기울인 노력만큼 성과를 얻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통의 목적은 행동이다
의사소통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에는 많은 오해가 있다. 가장 큰 오해는 의사소통을 감정 교류나 정보교환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소통의 과정에서 당사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거나 신뢰와 공감 같은 감정을 교류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환이 의사소통의 진정한 목적은 아니다. 의사소통의 진정한 목적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의 이해와 협력을 해나가고 유지하는 데 있다. 같은 맥락을 공유하는 것이며, 소통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기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다. 따라서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의 내용과 방법인데 소통의 내용에는 목표, 성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 이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경영자가 하는 의사소통의 결과를 결정한다. 경영자는 먼저 사람들이 조직전체의 목표를 이해하도록 만들고 자신이 기여하게 될 성과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목표와 성과가 분명해지면 다음은 행동의 서약이다. 각자가 담당하는 역할과 함께 일을 제대로 수행한다는 책임을 소통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아는 것이다. 항해할 목적지를 모두가 알게 되고, 안전한 항해를 위해 각자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런데 목표와 성과,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해가 생각 만큼은 쉽지 않다. 의사소통을 가로 막는 여러 장애들 있다. 경영자가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거나 혹은 부족 하게 소통할 경우, 별 관심이 없거나 이미 공유됐을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 자신의 입장에서 소통하는 내용을 오해하는 경우가 조직 내 의사소통의 심각한 장애요인이다. 이런 장애요인들은 소음을 만들고 그로 인해 경영자의 생각이 왜곡된다. 경영자는 이런 사실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드러커는 의사소통은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 소통의 본질, 조직이라는 현실을 바탕에 둔 그 의 조언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소통의 본질과 주체를 이해하고 소통의 환경과 목적을 분명히 했을 때 가능하다. 다음 조언을 따르라.
우선 의사소통의 본질은 정보가 아니라 지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말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정보보다 수신자의 지각이 더 중요한 것이다. 수신자의 지각이 없다면 그 어떤 정보교환도 대화도 의사소통이 아니다. 따라서 소통의 목적은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의 이해에 있고 소통의 주인공은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정보라도 듣는 이의 상태와 상황에 맞춰서 전달하지 않으면 소통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소통의 주체가 납득을 못 하는데 제대로 소통이 될 리가 없다. 그래서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하면 그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까?”를 늘 고민한다. 의사소통의 주인공은 발신자가 아니라 수신자이기 때문이다.
소통의 책임은 경영자에게 있다
다음으로 의사소통의 환경과 목적을 이해해야 한다. 오해와 편견이 넘치는 현실 속에서 모든 소통의 내용은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경영 자는 이를 명심하고 소통에 나서기 전에 소통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장애요인을 분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CEO가 내년도 경영 목표를 모든 직원들 앞에서 설득할 때와 일부 직원들과 앉아서 대화하는 상황은 분명히 다르고 장애 요인도 달라진다. 직원들의 집중력과 관심도 다르고 자신과의 연관성 등 맥락이 크게 다른 것이다.
오늘날 소통 환경은 더욱 복잡해 지고 있다. 지식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식사회에서 누구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정보의 양은 많아졌으며 서로가 가진 정보가 충돌하고 오늘의 정보가 내일이면 바로 진부해 진다. 그러므로 소통을 하기 전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전달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장애요인을 극복할 수 있을까?”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
한편, 많은 경영자가 전달했다는 사실을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소통의 목적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의사소통의 진정한 목적은 듣는 이의 어떤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고 기업의 경우는 함께 달성하려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고 공헌과 몰입이라는 행동을 유발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자신이 하는 말을 직원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자신이 꿈꾸는 비전을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않는다는 불평을 절대 할 수가 없다. 이는 전적으로 경영자가 직원들의 생각과 마음에 비전을 자리 잡게 하는 의사소통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소통의 실패는 직원의 잘못이 아니다. 잘못은 의사소통에 실패한 경영자에게 있다.
모든 경영자는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말하면 좋겠는가?”를 자문해야 하며 자신이 수신자에게 기대하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둬야 한다.
요약하면 소통은 자질이나 효과적인 방법의 문제가 아니다. 언변의 능숙함도 아니다. 소통의 본질을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소통하려는 노력만이 소통을 만든다. 뛰어난 리더나 경영자는 의사소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얼마나 소통에 노력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직원들과 의사소통한다.”는 GE의 전 CEO인 잭 웰치의 태도를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인간관을 들여다보라
지금까지 동기부여와 의사소통이라는 경영자의 과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별히 이 과업은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과업이다. 그래서 경영자가 함께 일하는 직원을 누구라고 이해하는지, 곧 경영자의 인간관이 과업을 실행하는 경영자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들이 중시하는 대표적인 인간관으로서 기계적 인간관과 자율적 인간관이 있다. 기계적 인간관을 가진 경영자는 명확한 지시와 통제, 정책과 제도를 통한 직원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직원들은 명확한 지시가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하고 혼란을 싫어한다. 또한, 모든 일이 자신의 통제 하에서 진행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반면, 자율성과 책임을 가진 지식근로자로 직원을 받아들이는 경영자는 격려와 지원, 어려움을 제거하고 올바른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주력한다. 지식근로자는 스스로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고, 방향과 목표가 정 해진다면 책임있게 행동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인간관이 담겨 있는가? 그것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이라도 특정한 인간관을 순수하게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선호도는 있다. 어떤 인간관을 선호하는가에 따라 지배적인 행동은 달라진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한국 경영자들은 오케스트라보다는 군대를 선호한다. 다양한 한국 기업에서 필자가 경험했고 다국적 기업에서 일해 본 필자는 근거를 갖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자주, 많은 상황에서 명령과 통제를 사용한다. 명령과 통제를 선호하는 바탕에 있는 기계적 인간관은 조직에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 동기부여와 의사소통에 있어서 미성숙한 아이를 어른으로 대우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어른을 아이처럼 대우하는 것은 훨씬 더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실제로도 효과가 없고 윤리적으로도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지위가 아니라 공헌으로 사람을 이끌고 싶은 경영자라면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한 인간관을 들여다보기 바란다.
“나는 직원을 누구라고 보는가?”
“나는 지시를 통해 관리하는가?”
“직원이 자율적으로 일하고 공헌하도록 돕는 것을 통해 관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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