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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일과 자기실현

커리어 성공규율(3)- Design

by 문정엽/드러커연구가 2017.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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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성공 규율(3): Design

 

 

 

본 칼럼은 대학생들에게 자신이 꿈꾸는 커리어를 개척하기 위한 조언을 담은 글이다. 2010년 명지대학교 재학생을 위한 특강 내용을 다시 정리했다. 당시에도 경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심각한 것은 현재의 경제 흐름은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변화가 추동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청년실업이 보통명사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주제는 더욱 더 중요해졌다. 먼저 커리어를 시작한 선배로서, 내가 만일 알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지식과 깨달음을 전달하고자 한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는 시대와 상황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이루려면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의 지식은 책이나 이론이 아니라 삶의 원리와 경험에 담겨 있다. 이 점을 깨닫는다면 이 글을 쓴 보람으로 충분하겠다.

 

 

 

 

성공적인 커리어는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일을 통해 보람을 얻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세상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다. 성공적인 커리어 안에는 성공을 만든 원인이 있다. 그것이 커리어 성공원리다. 세계에 중요한 유산을 남긴 모든 사람들이 커리어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며 마무리하는 비밀이다.  

 전편의 글들에서 커리어 성공의 원리는 행운과 규율이라고 설명했다. 규율은 세 가지인데 Disocver(자신의 시대와 자신에 대한 발견), Dream(자신의 무대와 영역의 선택)이었고, 이번 글은 세 번째 원리인 '규율'-Design을 살펴 본다.  

세 번째 규율은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활동에 대한 규율이다.

 

 

문지방 넘기

세 번째 규율은 구체적으로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다룬다. 어떤 사고와 어떤 행동을 통해 꿈꾸는 커리어를 그려 내는가에 관한 행동원칙이다. 

첫 번째로 문지방을 넘는 것이다.

 문지방은 문에 열고 방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관문이다. 즉, 자격을 얻는 것을 말한다. 당신이 최고의 기업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커리어를 선택했다고 하자. 평범한 기업이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입사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학력, 경력과 함께 당신이 가진 역량을 말해주는 다양한 증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혹은 공무원으로서 행정에 뜻을 두었다면 공무원 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문지방을 넘어서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가를 명확하게 생각해야 한다. 여러 종류의 방이 있다. 서로 들어가려는 방도 있고 별로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방도 있다. 방을 먼저 잘 선택해야 한다. 어떠한 기준으로 방을 선택할 것인가? 안정성인가? 장래성인가? 본인의 열정을 따르는가? 좋은 조건과 보상을 따르는가? 왜 나는 이 방을 들어가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하고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이 점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한 규율2: Dream을 참조하기 바란다). 현 시대는 안정성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필자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청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안정성이 가장 앞선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정성은 그다지 믿을게 못되기 때문이다. 점점 더 변화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몇 주 전에 짐 로저스(James Beeland Rogers, Jr.) 라고 하는 매우 유명한 투자자가 한국을 방문하고서 "한국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라는 말을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많은 한국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투신하는 현상을 꼭 집어 말했다. 그는 "합격률이 1.8%에 불과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노력은 대단하지만, 이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사회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http://news.chosun.com). 우리에게는 아픈 지적이다.

 

 다음으로 문지방을 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이해해야 한다. 그 문지방이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매우 구체적으로 자격을 인식해야 한다. 학력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어떤 기업도 우수한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고 해서 성공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성실성을 인정하고 약간의 가점을 줄 뿐이다. 가장 중요한 자격은 일을 수행하는 역량이다. 이 역량은 지능도 아니고, 문제풀이도 아니다.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수행하는 종합적인 능력이다. 중요한 점은 학력, 기술, 자격증은 이 역량의 일부만을 설명할 뿐이고 기획력, 판단력, 추진력 등 일을 수행하는 다양한 능력이 보다 중요한 역량의 구성요소라는 점이다. 어떻게 이 역량을 축적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주류를 거부한 18살의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오스트리아의 중상류층 집안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무역부장관을 지냈고 어머니는 당시 유럽에서 보기 드물게 의학을 공부한 여성이었다. 당시 오스트리아 중상류층 집안의 자제들이 선택하는 세 가지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관료, 교수, 의사. 오늘날의 한국 사회가 떠오른다. 당시에도 이 직업들은 안정성이 높고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는 직업이었다. 아마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오래된 직업군이라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드러커는 아주 '쉽게' 이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부친인 아돌프는 교수를 추천했다고 하는데, 드러커의 선택을 존중했다. 드러커의 사촌들 중에는 의사나 교수가 많았으니 드러커의 선택은 매우 유별난 선택이었다. 드러커는 고등하교(김나지움)을 졸업하자 마자 함부르크로 떠나 무역회사의 견습사원을 시작한다. 자신이 확신하고 열정을 바칠 미래를 추구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경영학을 세운 드러커

 

많은 기업가와 리더들이 드러커를 경영학을 만든 아버지, 현대 경영사상을 창시한 사람으로 칭송한다. 이 말은 맞다. 최초의 경영연구서인 기업의 개념(1946)을 저술한 이래, 경영의 실제(1954), 매니지먼트(1973) 등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경영을 연구한 드러커는 경영에 대한 핵심이론과 다양한 개념을 제공했기 떄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드러커는 경영학을 만든 사람으로 입지를 세울 수 있었을까?

학자이자 저술가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기 때문이다.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두 개의 에세이를 20대 초반에 저술한 이래, 드러커는 문학, 사회, 정치, 경제에 대해서 상당한 공부를 했다. 그가 저술한 첫 책은 30세인 1939년에 나왔고(경제인의 종말) 이 책을 극찬한 사람이 처칠이었다. 특히 드러커는 사회탐구와 경영탐구를 번갈아가면서 연구하는 방법론으로 그 누구보다 기업과 경영을 넓고 깊게 연구한 사람이다. 보통의 학자들이 특정한 분야만을 대상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 드러커는 사회 전체에 대한 시각, 기업과 사회의 관계, 기업의 내부를 구성하는 요소들(경영자, 구성원, 조직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했다. 이것이 드러커가 경영을 연구하는 자격을 가졌다는 증거이다. 평생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넓고 깊게 공부한 드러커가 만든 지적 작업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에 기인한다.  

 
 문지방을 넘으려면 역량을 갖춰야 한다. 역량은 지식에서 나온다. 단지 자격시험에 통과하고 인정을 받는 차원보다 훨씬 깊은 것이다. 자신의 역량을 정직하게 판단하고 문지방이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자신을 훈련시켜라. 토플점수나 자격시험 통과라는 좁은 기준으로 역량을 판단하지 마라. 토플 점수나 자격증 점수로 자신의 역량을 과신하지 마라. 
 

자신의 CEO 되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 끝에 문지방을 넘어서면 이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진검 승부의 세계다. 먼저 자신이 생각한 현실과 실제 현실은 항상 다르다는 점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필자는 다양한 조직을 경험했는데, 항상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경험을 했고, 다른 과업과 다른 과제를 다뤘다. 즉, 커리어를 펼치는 과정은 새로운 시각, 새로운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고 수행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자신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머리로 일하는 지식근로자라면 이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그 누구도 당신의 커리어를 고민하지 않으며, 책임지지 않으며, 커리어에 맞는 보상과 인정에 신경쓰지 않는다. 당신의 커리어를 어떤 방식으로 어디로 향하도록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드러커는 모든 지식근로자는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말로 이 점을 분명하게 촉구한다. CEO는 일반 직원과는 다르다. 책임이 CEO와 구성원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CEO는 조직의 목표, 성과, 운명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지식근로자는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결과에 전적인 책임을 진다. 진실로 자신의 일에 대해 CEO 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겠는가? 내가 하는 일의 성과, 그 성과에 대한 평가, 인정과 보상을 만든 모든 원인에 대해 자신이 책임질 수 있을까?
 
한편으로 지식근로자는 상당한 자율성을 요구한다. 그리고 자율적으로 일해야 한다. 당신이 일을 하면서 상사가 시시콜콜 당신에게 지시하고, 당신이 담당하는 일의 과정을 통제한다면 당신은 불만을 넘어 분노를 느낄 것이다. 자율권에 대한 요구는 선택이 아니라 본래적인 것이다. 
또한 자율성은 지식근로자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올바른 윤리다.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머리에 담겨 있는 지식을 활용해서 일한다. 어떻게 과업을 인식하고, 어떠한 방법을 적용하며,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는 전적으로 지식근로자의 지식에 의존한다. 따라서 통제로는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이 두가지 이유만으로도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CEO가 되어야 한다. 
  • 자신의 과업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 자신의 능력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 자신이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커리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당신에게 쉽지 않은 과제를 제기한다. 과업의 선택, 과업의 수행, 결과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 남탓을 하지 않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책임은 사람을 높은 경지로 이끈다. 더 많은 책임, 더 높은 책임은 나태함을 이겨내게 하고 어려운 일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당신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라. 
 

유산 남기기

 커리어를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산이라는 말은 낯설다. 시작도 하기 전에 종착점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진실로 이 말은 중요하다. 삶에 죽음이 있는 것처럼 모든 일에 시작과 종착점은 한 쌍이다. 커리어도 시한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은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피해서는 안 되는 핵심질문이다. 
 
당신이 커리어를 통해 남기는 유산은 무엇인가? 
 
 유산은 곧 당신이 커리어를 통해 만든 공헌이다. 당신의 커리어는 개인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커리어를 통해 유산을 쌓고 남기는 과정이다.
 
 필자가 한 때 필자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 있다. "사람은 일정 기간 일하다 사라지지만 조직은 영원해야 한다." 당신도 동의하는가? 이 말은 진실이다. 그 어떤 사람도 조직보다 오래 살 수는 없다. 오래 살아서도 안 된다. 창업자라도 예외가 없다. 조직을 만든 이유는 조직을 통해 사회에 가치 있는 무엇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그것이 풍요로운 삶을 돕는 상품이든 혹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구제 프로그램이든, 아니면 영혼의 문제를 치유하는 종교 단체이든 그 본질은 동일하다. 사회, 곧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여와 공헌이 조직의 목적이다. 이 목적은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 한, 혹은 조직을 세운 목적이 완벽하게 달성 되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 반면에 사람은 일정 기간만 존재하는 유한한 존재다. 이 사실은 인간의 불변하는 조건이다. 종종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잊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사람은 일정 기간만 조직에서 일한다. 커리어는 한시적이라는 뜻이다. 
 
 커리어를 통해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무엇에 열정과 영감을 느끼는가? 세상에는 다양한 커리어가 있고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이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들은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유산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이나 개인적 차원의 협소한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원대한 비전과 목표를 추구했다. 
 
 당신은 커리어를 통해 무엇이든 유산을 남긴다. 때로 유산은 원대한 성취일 수도 있지만  이것만은 아니다. 어떤 기업의 CEO는 특별히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를 통해 그 기업은 그가 떠난 후에도 오랜 기간 탁월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을 통해 배운 탁월한 리더들이 충분히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남기는 것도 하나의 유산이다.
 
 최근 미국 맥아더상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류를 위해 창의적인 업적을 달성한 미국 시민에게(이 점은 안타깝다. 미국인이 설립한 미국재단이라 그런가?) 미국의 맥아더재단(민간재단)이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 중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은데, 한 번 수상자들을 살펴보기 바란다. 독특한 분야에서 독특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들이 많다. 내면에 대한 진지한 성찰, 사회에 대한 관심 등 커리어에 대한 진정한 접근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유산을 획일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기 바란다.
 
 커리어 디자인은 한 번 만들면 끝나는 플랜이 아니다. 당신이 경험하는 직업과 일,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계속 변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때로 예상과는 다른 일도 생기고, 성공과 실패가 당신을 고무시키거나 좌절하게 할 것이다. 분명한 목표와 원칙을 갖고 커리어를 펼쳐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결과나 보상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만들어 가기 위해 확신하는 원칙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힘만이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만들어 간다. 먼저 자격을 갖추는 것, 모든 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수용하는 것, 커리어를 통한 공헌에 집중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우리나라의 절은이들이 커리어에 날개를 달고 가슴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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