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는 결정하는 사람이다. 경영자의 결정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수행하는 일이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조직의 생존과 성장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고 또한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경영자의 실제 의사결정을 통해 올바른 원리와 원칙을 찾아 본다.
회전문 테스트를 통과하라: 인텔을 구한 앤디 그로브의 '전략적 편집증'
평화로운 시기에는 효율성이 미덕이지만,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는 전시(Wartime)에는 '생존'만이 유일한 목표가 된다.
비즈니스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 앞에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집착하는 기업은 반드시 도태된다. 1980년대 중반, 메모리 반도체의 제왕이었던 인텔은 바로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 기업들이 10배 넘는 자본과 수율로 시장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인텔의 메모리 사업부는 적자의 늪에 빠졌고, 회사는 침몰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인텔을 구해낸 것은 앤디 그로브의 편집증적인 위기 감지 능력과 잔혹하리만큼 냉정한 결단력이었다.
1. '10배의 변화(10X Change)'를 감지하라: 전략적 변곡점
그로브는 경쟁 양상, 기술, 고객 등 사업 핵심 요소 중 하나가 기존보다 '10배' 이상 변화하는 순간을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정의했다.
- 인텔의 위기: 메모리 시장의 경쟁 규칙이 '기술 혁신'에서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자본 투하(제조업)'로 바뀌었다. 더 이상 인텔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이 된 것이다.
- 리더의 민감성: 이런 변화는 떠뜰썩하게 오지 않고 조용히 다가온다. 그로브는 현장의 실무자들, 즉 '카산드라(불길한 예언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이 느끼는 미세한 진동이 거대한 지진의 전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과거와 심리적으로 단절하라: 회전문 테스트
위기를 감지했다면, 다음은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는 과거의 영광(Cash Cow)에 대한 미련 때문에 현실을 부정한다. 그로브는 이 심리적 장벽을 깨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잔인한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질문이다. 그로브는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에게 역사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든, 만약 우리가 쫓겨나고 새로운 CEO가 온다면, 그는 무엇을 할까요?"
"그야 당장 메모리 사업을 접겠죠."
"그럼 우리가 문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그 일을 합시다."
이것이 널리 알려진 '회전문 테스트'이다. 제3자의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을 해고하고 다시 고용함으로써, 과거의 유산(Legacy)과 감정적 고리를 끊어낸 것이다.
3. 무자비하게 실행하라: 자원의 재배치
결단은 실행으로 완성된다. 그로브의 피벗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었다.
- R&D 예산 동결: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던 메모리 사업부의 차세대 R&D 예산을 끊고, 미래인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에 '올인'했다.
- 인력의 강제 이동: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메모리 부서에서 CPU 부서로 강제 배치했다. 수많은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죽음의 계곡'을 건너야 했다.
- 독점 전략 (Sole Source): 핵심 고객사인 IBM의 반발을 무릅쓰고 CPU 독점 공급을 선언하며, 단순 부품 공급사에서 시장의 표준을 장악하는 리더로 도약한다는 선언을 하고 행동했다.
성공은 자만을 부르고, 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지금 당신이 참여하는 산업에서도 '10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는가? 혹시 "일시적인 현상일 거야"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 스스로에게 '회전문 테스트'를 해보라. 만약 내일 당신을 대신할 새로운 리더가 온다면, 그는 당신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그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까? 그 답이 당신의 생존 전략일 수 있다.
<참조: 앤디 그로브,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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