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는 결정하는 사람이다. 경영자의 결정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수행하는 일이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조직의 생존과 성장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고 또한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경영자의 실제 의사결정을 통해 올바른 원리와 원칙을 찾아 본다.
"나는 명령하지 않는다. 내 생각을 팔 뿐이다. (I never give orders. I sell my ideas.)"
알프레드 슬로안이 남긴 이 말은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다. 많은 경영자가 직함이 주는 권한(Authority)을 리더십으로 착각한다. "내가 지시하면 그대로 해 " 라는 식의 지시는 쉽다. 하지만 대부분, 결과는 판단 없는 복종 아니면 유능한 인재의 이탈뿐이다.
1920년대 거대 자동차기업인 GM에는 '천재'들이 많았다. 그들은 높은 자존심은 가진 사람들이다.이번 <CEO의 결정>은, 슬로안이 자부심 높은 천재들의 에고(Ego)를 어떻게 어루만지고, 끝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득의 기술'이다.
1. 혁신가 vs 실행가: 구리 공랭식 엔진 사건
1923년, GM은 조직 내 갈등이 매우 높은 상태에 있었다.

갈등의 중심에는 당대 최고의 발명가이자 GM 연구소장인 찰스 케터링(Charles Kettering)이 있었다. 그는 '구리 공랭식 엔진'을 개발했다. 당시로 보면 물(라디에이터) 없이 공기로 열을 식히는 혁신적인 엔진이었다.
<좌 사진: 케터링이 발명한 구리-공랭식 엔진 / https://www.museumofamericanspeed.org/chevyseriesm.html
케터링은 확신했다. "이것이 엔진의 미래다. 당장 모든 쉐보레 자동차에 이 엔진을 달아야 한다."
하지만 현장의 생각은 달랐다. 쉐보레 사업부장은 이 엔진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아직 기술이 불안정하다. 이걸 달고 나갔다가 차가 퍼지면 쉐보레 브랜드는 끝장이다."
혁신가는 미래를 보고, 실행가는 현재를 본다. 이 둘 간의 갈등이나 대립은 종종 발생한다. 보통의 CEO라면 둘 중 한 명의 손을 들어줬을 것이다. 천재를 믿고 밀어 붙이거나(강행),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중지시킨다(포기).
2. 제3의 길: 위원회(Committee)
슬로안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판단을 유보했다. 대신 '기술 위원회' 를 소집했다.
그는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케터링과 사업부장들을 참여시키고, 데이터와 테스트 결과를 놓고 끝장 토론을 하게 만들었다.
슬로안의 의도는 명확했다.
"내가 명령해서 중단 시키면 케터링은 상처를 받고 떠날 것이다. 그가 스스로 납득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는 케터링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소량 생산을 승인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엔진은 과열되었고, 차는 도로에 멈춰 섰다. 쉐보레 경영진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3. 실패한 천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자신의 야심작이 실패하자 자존심 강한 케터링은 사표를 던졌다.
"내 기술을 몰라주는 회사에는더 이상 못 있겠소."
이때 슬로안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는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케터링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에는 질책은 한마디도 없었다.
"우리는 당신의 기술을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그것을 대량 생산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입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슬로안은 실패를 '사람의 잘못'이 아닌 '타이밍의 문제'로 재정의했다. 그는 끝까지 명령하지 않았고, 설득하고 위로했다. 결국 케터링은 사표를 거둔다. 그리고 GM에 남아서 고옥탄가 휘발유, 듀코 도료, 디젤 엔진 등 자동차 역사를 바꾼 기술들을 쏟아냈다.
만약 그때 슬로안이 그를 질책하고 비난했다면, GM은 역사상 최고의 두뇌라고 인정받는 사람을 잃었을 것이다.
4. Leader's Takeaway
구글이 말하는 '똑똑한 창의적 인재(Smart Creative)'들은 돈이나 지시로 몰입하고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납득'했을 때만 움직인다.
당신의 리더십을 점검해 보자.
- 결정의 방식: 당신은 직원간의 갈등 상황에서 주로 직접 나서고 '판사'처럼 판결을 내리는가, 아니면 서로 협의하고 합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가?
- 설득의 시간: 당신은 직원들이 당신의 비전에 진심으로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고 설득하는가, 아니면 "시간 없으니 그냥 하자"라고 밀어붙이는가?
- 인재 보호: 실패한 프로젝트를 어떻게 대응하는가? 책임자를 문책하여 본보기를 보이는가, 아니면 그 실패를 조직의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하는가? “직원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는가?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라 행동이다."
지시나 명령은 필요하지만, 가장 쉽고 게으른 행동이다. 탁월한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끈질기게 '파는(Sell)'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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