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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by 문정엽/드러커연구가 2016.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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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함께 살기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루만까지 한 권으로 읽는 사회철학



수정: 2017.2.25


정성훈 저 | 미지북스 . 2015.9.20

국내도서 > 인문 > 서양철학 > 서양철학의 이해/서양철학사



신문을 보지 않은 지가 꽤 오래되었지만 뉴스는 열심히 읽는다. 이 말을 하고 보니 어폐가 느껴진다. 단지 종이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뜻인데 말이다. 신문은 활자로 인쇄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최근에는 다가오는 총선(4.13)에 관한 뉴스가 많다.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은 지라(다만, 열정은 없다. 중년다운 사고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적어진 탓이다) 틈틈이 뉴스를 읽고 있다. 뉴스를 접하고 분노, 어이없음, 아이러니, 약간의 희망 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문득, 뉴스에 대한 나의 반응이 올바른 것인지 혹은 근거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 졌다. 자주 일어나는 사건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대의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제도인 선거를 마치 구경꾼처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사람의 주권자로서, 시민으로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계기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사회철학에 관한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래서 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잃고 나서


인간에게 사회는 무엇인가? 항상 살고 있고,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회를 어떤 시각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에 던져진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이러한 근본적 문제제기를 해 본 적이 있었던가? 있긴 있었다. 내가 가장 뜨거웠던 청년기, 대학을 다닐 때는 사회, 역사, 정치, 세계에 대한 의문이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이 의문은 어느덧 사라졌다. 직장과 일에 몰입했고, 주어져 있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바쁘게 살아왔다.


내가 읽은 책은 <괴물과 함께 살기(정성훈저)>라는 책이다. 꽤 재미있었다. 토마스 홉스가 말한 괴물이라는 표현을 빌려 사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학자들의 여러가지 생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회에 대한 여러가지 견해를 종합하기는 어렵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개념이 있다.

자유, 억압, 인간 본성,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평등과 차별, 자연과 인공, 개인, 조직, 공동체..... 사회를 보는 시각은 이 개념들과 불가분으로 엮여 있다..


어떤 사람은 사회가 인간성을 실현하는 기회라고 보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억압체계로 사회를 바라본다.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다. 홉스처럼 인간의 이기심에 주목하는 학자들도 많고, 동정심이나 연민 같은 평화적인 본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사회와는 대척점에서 개인으로서의 자유를 주목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유와 함께 공동체로서의 삶에 빛을 비춘다. 


사회의 기원,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인간성에 대한 판단, 바람직한 사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규범 등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추상적인 주제들이지만, 사회 속에 묻혀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거리를 두고 사회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사회철학은 무엇인가? 질문을 제기해 본다. 답이 명백하지는 않지만 찾는 과정에서 여러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을 사회철학이다. 어느 정도는 자신만의 사회철학이 필요한 것 같다.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사회 안에서 실현되는 이상은, 바람직한 사회상은 삶의 철학으로서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놓치지 말아야 하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있다. 모든 인간은 -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사람을 제외하고- 필연적으로 사회화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현재의 자아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생각, 즉 자아에는 세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포함된다. 현재 자신이 믿거나 혹은 지지하는 신념을 생각해 보라. 자유, 민주주의, 평등, 인간에 대한 존중, 경제적 가치, 자본주의, 사회주의, 명예, 권력...... 이들은  모두가 개념이자 생각이다. 그 본질 상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내가 이러한 신념을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누구에게서 들었기 때문이고 배웠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사회철학을 가지려면 부득이하게 자신이 배워온 신념에 대한 재해석을 포함해서 새로운 생각을 해야만 한다. 반성적 성찰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결코 쉽지 않다. 역사를 보면 오직 소수의 인류만이 신념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다수가 믿는 개념이나 가치에 대해 자신만의 사고를 제시한 것이다. 나는 늦었지만 이러한 소수를 따르고 싶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신념의 근거를 따져 보고 싶다. 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생각의 근거에 대한 믿음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사회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치가 그다지 올바르지 않다는 불만을 넘어서 좀 더 명확한 판단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저자에게 고맙다. 많이 배웠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사는 것이다. 


우연과 운명이라는 화해하기 힘든 두 종류의 힘이 인간의 삶을 그려 나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해도, 인간은 자신의 신념을 언제나 선택해야 한다. 설령 그 선택이 현재 가지고 있는 믿음을 부인할지 몰라도, 혹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다르다는 불안감을 준다고 해도, 인간은 선택해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기, , 자신의 신념을 포함해서 모든 가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만 선택해야만 하는 그것을 들여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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